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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식단에 짬뽕국물 얼큰수제비 나와(화)2019-04-30

by 오렌지훈 2019.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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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식단에 짬뽕국물 얼큰수제비 나와
(화)2019-04-30

서울에 사는 '워킹맘' A씨(36)는 퇴근길에 

병설유치원(초등학교에 설립된 유치원)에 있는 

만 세 살 아이를 데리러 갈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오늘은 아이가 배탈이 나지 않고 밥을 잘 먹었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매달 나오는 유치원 식단표에는 

짬뽕밥, 얼큰 수제비, 육개장 등 유아가 

먹기에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 가득하다. 




심지어 카페인이 들어간 것으로 의심되는 티라미수 케이크

까지 있다. 초등학교 식단을 원아에게도 

같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A씨는 "급식이 너무 맵고 짜 배탈이 자주 나니까 

저녁에 데리러 갈 때까지 아이가 굶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집으로 향하는 차에서 허기를 못 이겨 간식으로 허겁지겁

 배를 채우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미안해 죄인이 된 것 같다"고 

울먹였다. 그는 "맞벌이 부부라 적어도 사립유치원처럼 파업은 

안 할 것 같아 공립유치원을 택했는데 아이가 급식으로 




이렇게 힘들어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어떻게 열세 살이 먹는 초등학교 식단을 

다섯 살 아이에게 그대로 

줄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다수 공립유치원이 유아에게 초등학교 급식 식단을 

동일하게 제공하고 있어 엄마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영양섭취 기준이 다름에도

 초등학생과 똑같은 식단을 만 3~5세 유아에게 제공해 

아이 건강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치원 사태를 겪으며

 공립유치원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급식 문제가 터지자 

엄마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학부모와 전문가 

사이에서는 공립유치원 내 유아를 고려한 맞춤 식단

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한 병설유치원에 만 5세 아이를 보내는 

B씨도 매일 하원한 아이에게 "오늘도 매운 것 나왔어?"

라고 묻는 게 일상이다. B씨는 "아이가 '응, 그래서 다 버렸어'

라고 답할 때면 가슴이 철렁한다"며 "매워서 김치도 못 먹는데 

매일 양념치킨, 떡볶이 등 고춧가루 가득한 음식이 나오니 

급식에는 손도 못 대고 있다"고 했다.




 B씨는 "사립유치원은 비리 탓에 꺼려지고, 

투명성 때문에 공립유치원을 선택했는데 

아이가 굶고 오니 차라리 다시 

어린이집으로 옮길 생각마저 한다"며


 "이렇게 공립유치원이 계속 아이에게 초등학생 

고학년과 같은 급식을 먹여도 아이 건강에 

문제가 없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전체 공립유치원 중 86%를 차지하는 병설유치원은 

초등학교와 붙어 있어 초등학교 급식을 공급받는다. 

서울시 교육청과 경기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들 지역 전체 병설유치원 1280곳 

모두 초등학교 급식을 사용한다.



유치원 급식소를 별도로 운영한다고 알려진 단설유치원 

역시 일부는 초등학교 급식을 제공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교육청 급식운영과에 따르면 전체 단설유치원 중 

22%(8곳·올해 3월 기준)가 초등학교 급식을 제공한다. 

경기도는 전체 단설유치원 중 29%(26곳·지난해 9월 기준)다.



전문가들은 유아가 초등학생 식단을 지속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아동학과 교수는 "이미 국내 유아는 칼로리 및 나트륨 섭취가

 굉장히 높다"며 "여기에 칼로리, 나트륨 등 에너지 섭취 기준

 자체가 다른 유아가 최대 13세와 동일한 식단을 지속해서 

섭취한다면 유아 비만이나 성장 장애 등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7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이미 국내 3~5세 유아의 일일 나트륨 섭취량은 1719㎎으로 

하루 권장량 900㎎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여기에 대부분 초등학교에

 다니는 만 6~11세 어린이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2540㎎인 것을 고려한다면 초등학생 식단을 그대로 

유치원생이 섭취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권장 칼로리 양이 

최대 500㎉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초등학생에 맞춰진 

식단을 유치원생이 먹는다면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지성애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영양사와 조리사에게 

초등학생 식단과 다른 유아 맞춤형 식단과 조리가

 이뤄지도록 가이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립유치원에서 유아에게 일괄적으로

 초등학교 급식을 제공하는 점은 아이 건강에 

우려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지속해서 

개선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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