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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이야기

현대차가 한전부지 매입이유와 GBC스토리(목)2019-03-21

by 오렌지훈 2019.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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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삼성동 부지(=GBC, a.k.a  한전부지)를 매입한 이유와 

(기자 추측..)와 개발이 지연되었다가 최근 재개된 스토리정리기사.



4~5조 원대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한전 부지에 10조 원을 써낸 건, 

한전 부지 매입을 결정했던 정몽구  회장의 의지가 그만큼 강력했음을 

보여준다. 

그는 왜 2배 가까운 금액을 들여서까지 한전 부지를 매입하려 했던 걸까? 

그 이유는 그의 숙원에 있다. 정몽구의 4대 숙원은 '글로벌 5위 진입

현대가의 적통 계승, 고로 제철소 준공, 통합사옥 건립'이다.


현대자동차는 2010년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순위 5위를 달성했고, 

현대그룹의 시작이었던 현대건설을 인수해 현대가(家) 적통 계승도 달성했다. 현대제철 등 수직계열화도 달성했으니 이제 남은 숙원은 '통합사옥 

건립'뿐이다. 한전 부지 매입과 글로벌 비즈니스센터의 건설은 정몽구에게 마지막 남은 꿈인 것이다. 


그 일환으로 정몽구는 2014년 한전 부지 7만 9342㎡을 10조 5500억 원에 

매입했는데, 3.3㎡당 약 4억 4000만 원이다. 정몽구 회장은 "공기업인 

한전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라"라며 

매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사실 굳이 한전 부지를 매입할 필요는 없었다. 

애초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는 뚝섬 인근에 지어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제동을 걸었다. 도심과 부도심에만 50층 이상의 빌딩을 

지을 수 있는 규제안을 발표한 것이다. 자연히 뚝섬 계획은 무산되었다. 

이때 정몽구 회장기 크게 실망했다고 전해진다. 

서울시의 규제 결과, 서울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지을만한 부지는 

한전 부지만 남게 되었다. 


현대자동차가 예상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긴 했지만, 아무런 계산도 없이 10조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건 아니다. 

우선 현대자동차 계열사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에 입주할 시, 서울 소재의 계열사가 연간 2400억 원씩 지출하고 있는 임대료를 절감할 수 있다. 

또 각종 행사를 유치해 연간 1조 2천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한전 부지 인근의 부동산 시세가 10년 동안 평균 9%씩 상승해온 점도 

GBC 사업가치에 포함되었다.


위의 현대자동차의 계산법에 따르면 통합 사옥이 창출할 경제적 효과는 

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결정에 대해 "좋은 물건을 제값에 주고 사는 것도 경영능력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5년 동안 정몽구의 꿈은 번번이 무산되었다. 2015년 6월에 제출한 사전협상 개발 계획안은 서울시에 의해 수정요청을 받았고, 그해 9월 다시 수정 계획안을 제출해야 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GBC 착공 전 변전소를 이전하여 

공사기간을 단축하고자 했으나, 강남구가 건축 허가 신청을 '세부개발계획 미확정'을 이유로 반려하면서 무산되었다. 


거듭되는 반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는 절차를 밟아나갔다. 

공사비용만 2조 5000억 원이 넘어 착공 지연에 따른 손실이 5000억 원을 

넘지만, 10조가 넘는 가격으로 매입하는 바람에 이제 와서 부지를 팔려 해도 매입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GBC는 2016년 9월에야 도시건축공동위 심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GBC 사업은 2017년부터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3차례에 걸쳐 보류되었다. 수도권정비위원회는 건축물이나 공장 신축 등으로 인한 수도권의 인구 과밀 집을 조율하기 위한 협의기구로, 한전 부지처럼 공공기관이 이전한 

1만㎡ 규모 이상 대지에 새로운 인구유발시설을 지을 때 거쳐야 하는 

심의 절차다. 


2017년 12월 1차 보류는 개발지 인근 봉은사의 일조권과 조망권 보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보류되었다. 

서울시의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도 결론이 나지 않아 통과되었어도 바로 착공에 들어갈 순 없었지만, 서울시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고 2개월 

뒤인 2018년 3월에도 GBC 사업은 2차 보류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후 4월에 환경영향평가가 조건부 승인되었지만 7월에 수도권정비위원회는 GBC사업에 대해 또다시 보류 결정을 내렸다.


수도권정비위원회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신사옥에 밀집하는 만큼 인구 유발,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더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적절한 인구 분산 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2018년 10월 GBC 조기 착공을 위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현대차 신사옥 심의는 '수도권정비위'라는 민간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라 정부가 언급하긴 곤란하다. 9·13 부동산 대책 발표 후 한 달밖에 안 됐으니 시장 상황을 더 보고 판단하자"라며 GBC 규제완화를 반대한 점을 들어 GBC 사업의 보류가 위의 이유 때문이 아니라 정부 정책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정부가 GBC 사업으로 부동산 정책효과가 감소하는 걸 

우려해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드디어 2019년 1월 7일. 서울시가 신청한 GBC 사업이 수도권정비위원회를 통과했다. 현대자동차가 12월에 제시한 '인구 유입으로 인한 부작용 방지 

대책'이 서울시가 모니터링하는 조건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아직 GBC 사업 앞에는 서울시의 건축 허가와 굴토심의가 남았다.

 건축 허가는 절차에 따라 진행되기에 빨라도 약 3개월이 소모되고, 굴토심의도 1개월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GBC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 올해 상반기 정도다. 현대자동차는 7월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드디어 GBC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마냥 기뻐하기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 중국을 위시한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가 현대자동차의 GBC 사업에 

대한 비난도 거세졌기 때문이다. 

매입결정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이었던 김기식은 "부동산 매입에 10조 원씩 쓰는 대기업에 더 이상 세제혜택을 줄 필요가 없다"라며 현대자동차 그룹이 매년 받는 약 1조 원의 세제혜택을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난항에 빠진 한국 자동차 산업 속에서 "땅 파고 초고층 

빌딩 짓는데" 2~3년 동안 4조 원을 부을 여유가 있는가 하는 현실적인 우려가 가장 크다. 


2018년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은 47%, 순이익은 64% 급락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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